물주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[시인의오두막] 물주기 by newflower 물 주기 채홍조 새벽에 일어나니 앞산도 뒷산도 사라지고 시야는 온통 우유빛이다 기다리는 비는 왜 그리 오기 싫은지 연일 일기예보는 공수표만 남발하고 태양은 불볕더위를 데리고 여유롭게 얼굴을 내민다 장마라며 비는 오지 않고 밭곡식들은 이제 지쳐서 잎마져 축 늘어뜨리고 기운 없이 헐떡인다. 며칠 전에 물 주고 심은 어린 들깨는 숫제 허리는 푹 숙이고 주저앉아 기절하였다 2 미터도 넘는 키를 자랑하며 서슬푸르던 옥수수도 팔뚝만 한 옥수수를 업고 큰 칼같은 잎을 도르르 말고는 목 마르다 아우성친다. 보다 못해 경운기를 끌고나가 호수 옆에다 겨우 주차하고는 호수의 물을 퍼 올려 곡식들의 타는 발등에 부어준다 탕탕 경쾌한 경운기의 박동소리가 울리고 200 미터의 긴 호스를 따라 쿵쿵 심장이 .. 더보기 이전 1 다음