참깨 밭에서 2 채홍조 참깨가 싱싱 푸르다 무덥고 긴 장마 이겨내고 잎새마다 하얀 초롱불 밝혀 달고 사각기둥 곧추세워 찬찬히 초록벽돌 하늘 향해 쌓아 올린다 벌들이 잉잉거리며 초롱에 머리 처박고 노란 꽃 지단 뒷다리에 매달고 꿀 한 모금 얻으려고 들락거린다 짧은 생애 그 작은 한 알을 깨치고 나와 무장무장 한 그루의 나무로 청청하구나 노르스름하게 익어 가는 열매 대궁 잘라 허리 잘근 동여매 서로 머리 맞대고 밭고랑에 세워두면 제비새끼처럼 입 딱 벌리고 하얀 참깨들이 옹알옹알 옹알이하며 나란히 누워있다 거꾸로 들고 툭툭 치면 오소소 싸락눈처럼 떨어지는 하얀 깨알 내가 흘린 땀방울처럼 사랑스럽다 060905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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